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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저널리즘은 현장이 생명이다”
“모바일 저널리즘은 현장이 생명이다”
  • 허두영 Huhh20
  • 승인 2018.07.19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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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천석 교수는 “휴대폰은 방송기자가 항상 지니고 다녀야 하는 ‘권총’이나 마찬가지”라며 모바일저널리즘에 적합한 새로운 영상문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천석 교수는 “휴대폰은 방송기자가 항상 지니고 다녀야 하는 ‘권총’이나 마찬가지”라며 모바일저널리즘에 적합한 새로운 영상문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소총을 들고 다닙니까? 권총으로 바로바로 해결해야죠.”

아주대학교 다산관 연구실에서 만난 윤천석 교수(경영학과)는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권총’부터 꺼내 든다. 중거리까지 겨냥하는 ENG 카메라가 소총(rifle)이라면, 근거리를 주로 찍는 핸드폰 카메라는 권총(pistol)이라는 비유다. SBS에서 스포츠 담당기자로 활약하다 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2011년 경영학자로 변신한 윤교수는 모바일 저널리즘(Mobile Journalism: MOJO)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마자 학교에서 풀지 못했던 ‘보도본능’을 속사포처럼 쏟아낸다.

“기술이 워낙 빠르게 발달하다 보니 스마트폰 하나로 다 됩니다. 촬영하고 편집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막이나 음악을 넣어 영상을 제작하고 송출하는 것까지… 심지어 마이크나 조명까지 다 가능합니다. 더 필요하면 간단한 주변기기를 연결하면 됩니다.”

윤교수는 책상에 촬영용으로 설치한 핸드폰 지지대와 서랍에 넣어둔 무선 마이크, 휴대용 조명장치는 물론, 핸드폰에서 동영상 편집프로그램(앱)인 키네마스터(Kinemaster)를 보여주며, ‘1인 미디어’가 얼마나 쉬운지 하나하나 설명한다. 스마트폰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카메라’(the primary camera)이자 ‘가장 자주 보는 스크린’(the primary screen)이라는 것이다.

“이거 보세요. 얼마 전에 학과장님이 우리 경영학과를 소개하는 영상, 작년 말 학생들의 종강파티… 여기 외국인 학생들 표정이 생생하죠? 다 이 걸로 찍은 겁니다. 영상 품질에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죠? 빠르고(Speed) 간단하고(Simplicity), 편리하다(Convenience)는 것이 모바일 저널리즘의 강점입니다.”

방송본능을 감추지 못해 아주대 모바일방송국(AMON) 지도교수로 학생들과 자주 어울리는 윤교수는 3월부터 국제처 부처장까지 맡아 강의까지 줄여야 할 정도로 바빠졌지만, 영상 촬영과 제작에 드는 시간은 전혀 아깝지 않다. ‘명색이 교수인데 휴대폰을 들이대면서 영상을 찍어대는 게 촐싹거리는 것 같아 여~엉 폼이 안 나지만, 생동감 넘치는 ‘좋은 그림’을 얻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신문기자는 5시간 취재해서 30분만 긁적거리면 되지만, 방송기자는 30분 취재해서 5시간 동안 제작해야 합니다. 뉴스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잖아요. 신문기자는 펜만 있으면 다 되지만, 방송기자는 카메라가 필요합니다.”

마라톤을 마친 뒤 오미자 선수(왼쪽)가 함봉실 선수(북한)에게 다가가 발의 상태가 어떤지 묻고 있다. 윤천석 SBS 기자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특종 보도한 8시 뉴스 화면.
마라톤을 마친 뒤 오미자 선수(왼쪽)가 함봉실 선수(북한)에게 다가가 발의 상태가 어떤지 묻고 있다. 윤천석 SBS 기자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특종 보도한 8시 뉴스 화면.

SBS 기자 시절인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마라톤을 마치고 의무실에서 남한과 북한의 선수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직접 촬영 보도한 특종이 윤교수의 자랑거리다. 6mm 카메라로 찍었지만 모바일 저널리즘의 특종 사례로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 카메라 촬영과 영상 편집을 배워두고 항상 카메라(6mm)를 끼고 살았기에 가능했던 특종이다. 윤교수는 주역(周易)이 영어로 'The Book of Change'라고 귀띔하며, ‘우주에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변한다'는 사실 뿐이다’는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을 인용했다.

“방송카메라를 들이대면 쭈뼛쭈뼛 하던 대중도 이제 휴대폰 앞에서는 자연스럽습니다. 모바일 저널리즘은 이제 대세입니다. 번거롭다고 일이 많다고 미루거나 포기할 것이 아닙니다. 모바일 저널리즘을 정면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대중이 ‘권총’을 들고 다니는데, 언제까지 ‘소총’을 고집할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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